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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 2026의 게시물 표시

[ Non Ducor, Duco ] 논 두코르 두코 : 나는 이끌려가지 않는다, 내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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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할 때, 개인의 삶은 개인 스스로가 이끄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정작 하루를 돌아보면, 얼마나 자주 남이 정해놓은 속도와 기준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Non ducor, duco, 당연하다고 믿었던 그 문장이 사실은 매일 다시 선택해야 하는 다짐이라는 걸 깨닫는다.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⑨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나는 이끌려가지 않는다, 내가 이끈다 어원을 들여다보니 이 문장은 딱 두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Non ducor, duco. 그런데 둘 다 같은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duco는 '이끌다'라는 뜻의 동사 duco의 1인칭 단수 능동태, ducor는 그 수동태입니다. 같은 어근을 능동과 수동으로 뒤집어서 대비시킨 문장인 셈입니다. duco의 뿌리를 따라가보면 인도유럽조어 *dewk-('당기다, 끌다')에 닿는데, 이 어근은 영어 단어 tow(견인하다)와도 사촌 관계입니다. 이끄는 사람을 뜻하는 duke(공작), 이끌어 나감을 뜻하는 conduct, duct 같은 단어들도 모두 여기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결국 이 문장은 '끌려가는 것'과 '끌고 가는 것'이 원래 한 몸이었던 동사라는 사실을, 딱 두 단어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기원을 찾아보니 이 문구는 브라질 상파울루 시의 모토입니다. 1917년, 당시 시장이었던 Washington Luís가 시 문장(coat of arms) 공모전을 열었고, 화가 José Wasth Rodrigues의 도안이 당선되었습니다. 이 모토는 시인 Guilherme de Almeida가 지었습니다. 문장에는 반데이란치(bandeirante, 내륙을 ...

[ Vulnerant Omnes, Ultima Necat ] 불네란트 옴네스, 울티마 네카트 : 모든 시간은 상처를 남기고, 마지막 시간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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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는 제한된 시간을 사는 인간들에게 주는 엄중한 경고 같다. 수천년전 로마인들은 이미 해시계에 이러한 문구를 새겨놓은 것을 보면, 시간 앞에서 느끼는 조바심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오래된 돌판의 문장을 손목 위 타투에서 다시 만나고, 그림자가 아니라 바늘로 시간을 새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⑧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모든 시간은 상처를 남기고, 마지막 시간은 죽인다 어원을 들여다보니 문구를 하나씩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Vulnerant는 '상처 입히다'라는 뜻의 동사 vulnero의 3인칭 복수형이고, omnes는 '모두'를 뜻합니다. ultima는 '마지막'이라는 뜻의 형용사, necat는 '죽이다'라는 동사 neco의 3인칭 단수형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에는 주어가 없습니다. '모든 것들이 상처 입히고, 마지막 것이 죽인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무엇이 상처를 입히는지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해시계에 새겨진 문구라는 걸 알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주어는 문구가 아니라 해시계 자체였습니다. 매 시간을 가리키는 그림자가, 굳이 '시간(horae)'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스스로 주어가 되는 구조였던 겁니다. 기원을 찾아보니 이 문구가 새겨진 가장 유명한 사례는 프랑스 바스크 지방, 우륀뉴(Urrugne)의 생뱅상 성당입니다. 이 성당은 1550년경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되었고, 종탑 정면에 자리한 해시계 위에 'Vulnerant omnes, ultima necat'...

[ Fluctuat Nec Mergitur ] 플룩투아투 넥 메르기투르 : 파도에 흔들리되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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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없는 바다를 상상할 수 없듯이 문제가 없는 삶도 있을 수 없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정작 사나운 파도를 만나면 우리는 절망한다. 그래서 이 문구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가라앉지 않는 한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파리시의 문장이기도 한 이 문구를, 오늘은 다시 생각해본다.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⑦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파도에도 가라앉지 않는 이유 세 단어 안의 배 한 척 Fluctuat nec mergitur는 세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fluctuat는 '물결치다, 흔들리다'라는 동사 fluctuo의 3인칭 단수형이고, nec는 '그리고 ~하지 않는다'는 부정 접속사이며, mergitur는 '가라앉히다, 잠기게 하다'라는 동사 mergo의 수동태 3인칭 단수형입니다. 그대로 옮기면 "그것은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가 됩니다. 여기서 주어인 '그것'은 원래 배(navis)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파리보다 오래된 문장 이 문구를 파리가 처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오래된 형태는 13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와의 전쟁이라는 맥락에서 등장합니다. 교황 그레고리오 9세 또는 인노첸시오 4세의 것으로 전해지는 두 줄짜리 시구가 그 뿌리인데, 여기서 '배'가 가리키는 것은 파리가 아니라 가톨릭 교회, 이른바 '베드로의 배'였습니다. 이 시구는 15세기 필사본 전통을 거쳐 1567년 신학자 마티아스 플라키우스의 책에도 인용됩니다. ...

[ Ad Meliora ] 아드 멜리오라 : 더 나은 것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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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것을 향하여." 어느 것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어쩌면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 문구는 더 나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보통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그것을 향해 움직일 수 있다고 믿지만 이 문구를 오래 들여다볼수록, 방향을 정하지 않은 채로도 방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많은 일들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소시민의 바램으로 이 문구를 찾아본다. 새로운 시작을 새기는 문구 ⑥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도착점 없는 다짐 단어부터 뜯어보면 Ad는 '~을 향하여'라는 뜻으로 대격을 지배하는 전치사이고, Meliora는 '더 나은 것들'이라는 뜻의 형용사 melior의 중성 복수 대격형입니다. 그런데 이 melior라는 단어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좋다'는 뜻의 원급 bonus와 어원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bonus(좋은) - melior(더 좋은) - optimus(가장 좋은)로 이어지는 이 비교 변화는 어근이 통째로 바뀌는 이중 불규칙 비교(suppletion)로, 영어의 good - better - best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과 닮아 있습니다. 규칙대로라면 bonior, bonissimus가 되어야 했을 단어가, 너무 자주 쓰인 나머지 아예 다른 뿌리의 단어로 대체된 셈입니다. 고전이 아니라 근대의 모토 앞서 다룬 시리즈의 다른 문구들과 달리, "Ad Meliora"는 특정 로마 작가가 남긴 문장이 아닙니다. 키케로나 세네카의 저작 어디에도 이 정확한 표현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문구는 19세...

[ Fortis Fortuna Adiuvat ] 포르티스 포르투나 아디우바트 : 운명은 용기 있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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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하다는 것은 결국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도 무언가를 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마음속에서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을 기다리지만 그런 순간은 오지 않았다. 확신이 생기고 나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나서야 확신이 뒤따라온다. "Fortis Fortuna Adiuvat", 운명은 용감한 자를 돕는다는 이 라틴어 문구를 처음 봤을 때, 정확히 그 지점을 짚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 윅 타투 문구, 그 진짜 뜻 ⑤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용기와 운명 사이 단어부터 뜯어보면 "Fortis Fortuna Adiuvat"는 세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Fortis는 '강한, 용감한'을 뜻하는 형용사이고, Fortuna는 로마 신화에서 운과 우연을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입니다. adiuvat는 '돕다'라는 뜻의 동사 adiuvo의 3인칭 단수 현재형입니다. 그대로 옮기면 '용감한 자를 운명이 돕는다' 정도가 됩니다. 다만 이 조합이 문법적으로 완전히 매끄러운 것은 아닌데, 그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기원전 161년, 무대 위에서 처음 나온 말 이 문장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대 로마 극작가 테렌티우스(Terence)가 쓴 희극 <포르미오>(Phormio)입니다. 기원전 161년에 초연된 이 작품 203행에서, 노예 게타(Geta)라는 인물이 "Fortes Fortuna adiuvat"라는 대사를 내뱉습니다.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며 던진 말이었습니다. 테렌티우스가 이 말을 처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