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c Parvis Magna ] 식 파르비스 마그나 : 위대함은 작은 것에서 온다

Sic Parvis Magna라고 쓰여진 고서빈티지 사진,라틴어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언제나 시작이었다. 첫 문장을 쓰는 일, 첫걸음을 떼는 일. 그런데 신기하게도, 일단 시작하고 나면 보이지 않던 길이 어렴풋이 나타나곤 했다. 400년 전,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세계를 일주한 항해가가 평생 품었던 좌우명이 있다. Sic parvis magna — 위대함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①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위대함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세 단어를 뜯어보면

Sic parvis magna는 단 세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입니다. sic은 '이렇게, 그리하여'를 뜻하는 부사입니다. 영어에서 인용문의 오류를 원문 그대로 표기했음을 알리는 [sic]이 바로 이 단어이고, 라틴어 sic이 속어를 거치며 변한 것이 스페인어의 sí, 이탈리아어의 sì, 즉 '예(yes)'라는 대답입니다. parvis는 '작은'을 뜻하는 형용사 parvus의 복수 탈격형으로, '작은 것들로부터'라는 의미를 만듭니다. magna는 '큰, 위대한'을 뜻하는 magnus의 중성 복수형으로 '위대한 것들'이 됩니다.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대헌장), 영어의 magnitude와 magnificent가 모두 이 단어의 후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문장에 동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라틴어 모토는 이렇게 동사를 생략한 채 핵심만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온다' 혹은 '이루어진다'가 숨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직역하면 "이렇게 작은 것들로부터 위대한 것들이 (온다)"가 됩니다. 어순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작음(parvis)이 앞에, 위대함(magna)이 문장의 끝에 놓여 있습니다. 어순이 자유로운 라틴어에서 단어의 자리는 곧 강조인데, 이 문장은 읽는 순서 자체가 작음에서 위대함으로 향하는 여정인 셈입니다.

고대 로마의 명언이 아니라고?

타투나 좌우명으로 이 문구를 새기려는 분들이 많은데, 새기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Sic parvis magna는 키케로나 세네카 같은 고대 로마 문헌에 등장하는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구의 주인은 16세기 영국의 항해가 프랜시스 드레이크(Francis Drake, 1540년경~1596)입니다. 잉글랜드 데번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인 최초로 세계 일주 항해(1577~1580)를 완수했고, 엘리자베스 1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으며 당대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1581년 여왕이 그에게 수여한 문장(紋章)에는 구름 속에서 나온 신의 손이 밧줄로 그의 배를 지구 둘레로 이끄는 도안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위에는 Auxilio Divino(신의 도움으로), 그리고 그 아래에 Sic Parvis Magna가 새겨졌습니다. 밑바닥에서 출발해 세계의 끝까지 갔던 자신의 인생 전체를 세 단어로 압축한 것입니다. 물론 드레이크는 사략선 활동과 노예무역 관여라는 어두운 면도 함께 지닌,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400년 뒤, 이 문구는 뜻밖의 경로로 부활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어드벤처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의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가 목에 걸고 다니는 반지에 이 문구가 새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을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후손이라 주장하는 이 보물사냥꾼 덕분에, 16세기 항해가의 좌우명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라틴어 타투 문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같은 마음을 품었던 로마인들

문구 자체는 16세기의 것이지만, 그 정신은 고대 로마에 이미 있었습니다. 키케로는 『최고선악론』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Omnium rerum principia parva sunt.

모든 것의 시작은 작다. — 키케로, 『최고선악론(De Finibus Bonorum et Malorum)』 5권 58장

작은 도시국가에서 출발해 지중해 세계 전체를 품게 된 로마인들에게, 이 말은 관념이 아니라 자신들의 역사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시작이 작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모든 위대한 것의 공통된 조건이라는 통찰입니다. 한편 세네카는 시작을 가로막는 진짜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꿰뚫어 보았습니다.

Non quia difficilia sunt non audemus, sed quia non audemus difficilia sunt.

어려워서 감히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시작하지 않기에 어려운 것이다. — 세네카, 『도덕 서한(Epistulae Morales)』 104.26

일의 크기가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멈춰 있기 때문에 일이 커 보인다는 것. 이천 년 전의 문장이지만, 시작 앞에서 머뭇거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뜨끔할 이야기입니다.

오늘, 작게 시작하는 사람에게

드레이크는 위대함을 이룬 뒤에도 문장에 결과가 아닌 출발점을 새겼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지금의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면, 그것은 자격 미달의 증거가 아니라 모든 위대한 이야기의 첫 페이지에 서 있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시작이 작은 것은 흠이 아닙니다. 키케로의 말처럼 모든 것의 시작은 원래 작고, 세네카의 말처럼 길은 시작한 다음에야 열리기 때문입니다.

logbook-latina의 사색

늘 작은 시작이 힘들다. 시작 앞에서 나는 자주 머뭇거렸다. 너무 작아 보여서, 이게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보이지 않아서. 하지만 경험으로 믿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일단 시작하면, 길은 그다음에 보인다는 것. 드레이크는 문장(紋章)에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을 새겼다. 작은 것에서, 라고. sic parvis magna는 어순부터 그렇다. 작음(parvis)이 먼저 오고, 위대함(magna)은 문장의 끝에서야 나타난다. 길이 보여서 걷는 게 아니라, 걸어야 길이 보인다. 오늘의 이 작은 기록도 그렇게 어딘가로 항해 중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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