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n sine causa ] 논 시네 카우사 :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숲속 오솔기 풍경 빈티지 사진, 라틴어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 하루 하루의 이유가 각자의 살아가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팔뚝에 세 단어를 새긴 사람을 보고 문득 그 생각이 스쳤다. 저 사람은 어떤 이유로 저 문장을 몸에 새기기로 했을까, 궁금해지면서.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②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이유 없이는 아니다

이중부정이 만드는 무게

Non sine causa는 "이유 없이는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부정(non)과 부정(sine, ~없이)을 겹쳐 오히려 의미를 강조하는 라틴어 특유의 이중부정법(litotes)입니다. causa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법정에서 다투는 소송 사유, 철학에서 말하는 근본 원인까지 아우르는 무게감 있는 단어이며, 영어 because와 cause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신들의 이유, 그리고 키케로의 허영

이 표현은 고전 라틴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키케로는 『De Natura Deorum(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2권에서 그리스 현자들과 로마 선조들이 신들의 여러 속성을 정한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반대로 세네카는 『De Brevitate Vitae(인생의 짧음에 관하여)』 5장에서 정반대의 뉘앙스로 이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키케로가 자신의 집정관 시절을 두고두고 자랑한 것을 두고, "이유가 없지는 않으나 끝이 없었다(non sine causa sed sine fine)"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문구가 진지한 신학적 논증에도, 친구의 허영을 놀리는 데도 쓰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Multae... naturae deorum ex magnis beneficiis eorum non sine causa... constitutae nominataeque sunt."
(신들의 여러 본성은 그 큰 은혜로 인해 이유 없이 정해지고 이름 붙여진 것이 아니다.) — Cicero, De Natura Deorum II
"...consulatum suum non sine causa sed sine fine laudatum..."
(자신의 집정관 시절을 이유가 없지는 않으나 끝없이 칭찬했다.) — Seneca, De Brevitate Vitae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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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e은 항상 탈격(ablative)을 요구하는 전치사입니다. causa는 주격과 탈격 형태가 같아 표기상 문제는 없지만, 이 문구를 응용해 다른 단어를 넣고 싶으시다면(예: "사랑 없이는 아니다") 반드시 탈격형(sine amore)을 써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logbook-latina의 사색

팔뚝에 새겨진 세 단어를 오래 들여다봤다. 저 사람은 무슨 이유로 저 문장을 골랐을까 하다가, 문득 이유 없는 행동은 없다는 생각에 닿았다. 오늘 내가 잠을 설친 것도, 괜히 말을 아낀 것도, 사소해 보이지만 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이 쌓여서 오늘 하루의 내가 되었을 것이다. Non sine causa — 이유 없이는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이 문장이 다짐이었을 거고,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식이었을 거다. 길바닥에 뒹구는 돌도 그 곳에 있을 이유가 있다고 하지 않던가, 오늘 하루하루의 이유도 절대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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