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ulnerant Omnes, Ultima Necat ] 불네란트 옴네스, 울티마 네카트 : 모든 시간은 상처를 남기고, 마지막 시간은 죽인다
이 문구는 제한된 시간을 사는 인간들에게 주는 엄중한 경고 같다. 수천년전 로마인들은 이미 해시계에 이러한 문구를 새겨놓은 것을 보면, 시간 앞에서 느끼는 조바심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오래된 돌판의 문장을 손목 위 타투에서 다시 만나고, 그림자가 아니라 바늘로 시간을 새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새기기 전에 확인하세요 ⑧ — 타투로 사랑받는 라틴어 모든 시간은 상처를 남기고, 마지막 시간은 죽인다 어원을 들여다보니 문구를 하나씩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Vulnerant는 '상처 입히다'라는 뜻의 동사 vulnero의 3인칭 복수형이고, omnes는 '모두'를 뜻합니다. ultima는 '마지막'이라는 뜻의 형용사, necat는 '죽이다'라는 동사 neco의 3인칭 단수형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에는 주어가 없습니다. '모든 것들이 상처 입히고, 마지막 것이 죽인다'라고만 되어 있을 뿐, 무엇이 상처를 입히는지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해시계에 새겨진 문구라는 걸 알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주어는 문구가 아니라 해시계 자체였습니다. 매 시간을 가리키는 그림자가, 굳이 '시간(horae)'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스스로 주어가 되는 구조였던 겁니다. 기원을 찾아보니 이 문구가 새겨진 가장 유명한 사례는 프랑스 바스크 지방, 우륀뉴(Urrugne)의 생뱅상 성당입니다. 이 성당은 1550년경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되었고, 종탑 정면에 자리한 해시계 위에 'Vulnerant omnes, ultima n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