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 Negativa ] 비아 네가티바 : 본질을 남기는 지우개의 철학
@logbook-latina 사색일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우리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합니다. 더 많은 지식을 쌓고, 더 유용한 정보를 얻고, 더 바쁘게 움직여야만 비로소 '잘살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끔은 꽉 채워진 일상 속에서 알 수 없는 공허함이나 피로감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만약 무언가를 더하는 삶이 우리를 지치게 한다면, 고대 철학자들이 남긴 '빼기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마음으로 함께 읽고 싶은 라틴어는 'Via Negativa' 입니다. 🏛️ Via Negativa : 부정(否定)의 길 Via : 길 (Way) Negativa : 부정적인, 반대의 (Negative) 직역하면 '부정의 길' 이라는 뜻을 가진 이 문장은, 본래 중세 신학에서 깊이 다루어지던 철학적 개념이었습니다. 당시의 사상가들은 인간의 유한한 언어와 지식으로는 감히 신(神)이나 우주의 절대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부정(Delete)' 이었습니다. "신은 어리석지 않다." "신은 유한하지 않다." 이처럼 본질이 '아닌 것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언젠가 인간의 오만이 걷힌 자리에 가장 순수하고 온전한 본질만 남게 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지요. 정의 내릴 수 없다면, 아닌 것을 지움으로써 가닿으려는 지혜. ...